가을은 갔습니다 장근배 그 많던 가을은 어디로 숨었을까요? 이처럼 바보 같은 궁금함도 용서 되는 저녁 풍성했던 들녘은 썰물에 쓸린 개펄처럼 허전하고 잎 떨어진 나무마냥 어제는 추억이 되었습니다 무리 지은 구절초보다 마른 억새가 정겨운 강변 계절은 흘러도 강은 변함없이 조약돌 품고 있고 갈대 성긴 자갈밭은 바람의 놀이터 되었습니다 흘러간다는 것은 돌아온다는 약속이라 믿지만 가을은 내 마음 온통 쥐어뜯고 떠난 연인입니다 상처난 마음의 사진첩 다독이려 눈이 오시려나 찬바람 불어오는 북녘 향하여 귀 열고 성큼성큼 다가오는 바람의 발자국소리 듣습니다 떠나지 않는 것은 없다고 나무들이 귀띔합니다 뜬소문이라고 억지로라도 대들고 싶지만 무너질 것 같은 하늘 아래 입술이 열리지 않습니다 담장 너머 터질듯 한 홍시들이 떨어질까 위태롭고 색색으로 물든 잎들이 이별의 엽서에 편지를 씁니다 가벼운 뒷모습 보이며 말없이 총총 사라지는 가을 돌아보는 것은 슬프기에 눈 감아버렸습니다 山 능선들도 수줍게 손수건을 꺼내 흔듭니다 기어코 눈 내리더니 눈인사처럼 나풀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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