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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배다리 헌책방 골목

by 동아스포츠 / 相 和 2018. 10. 10.
      배다리 헌책방 골목 / 이권 이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모두 반에 반값이 된다 조세희의 난쏘공이 문밖에 나와 지나가는 사람을 호객하고 있지만 별 소득이 없다 마광수의 가자 장미여관은 아예 건너편 여관골목으로 들어가 낮 손님을 받으며 희희낙락 성업 중이다 윤재림의 삼천리호 자전거도 바람이 빠진 채 한쪽 구석에서 이 골목을 떠날 궁리나 하고 있다 임화의 네거리 순이가 아직도 빨간 딱지를 붙인 채 납작 엎드려 있다 숨죽이고 가는귀먹은 바람벽이나 선동하고 있을 뿐이다 이 골목에 들어서는 사람은 이미 인생의 절반을 탕진해버리고 수십 번을 우려먹었을 소월의 진달래꽃이나 사러 오는 사람일 것이다 사랑하는 영희에게 1975년 가을날 찬우라고 써 놓은 낙서가 좋아 박재삼 시인의 千年의 바람을 이천오백 원에 샀다 몸 구석구석 밑줄 치며 읽었을 영희와 찬우의 안부가 궁금했다 *이권 시집『아버지의 마술』애지. 2015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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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꽃꿈을 꾸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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