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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봄이 오면

by 동아스포츠 / 相 和 2018. 6. 4.

 

 

 

새벽에 일어났다

싱크대에 기대서서 새파란 드레스 빛깔의

시금치를 먼저 다듬고 커피물을 끓였다

 

길들여진 입맛 새벽 커피맛이 일품이다

새들도 다 일어나서 분주하다  덤덤하면서도

안정된 삶의 회랑처럼 검은 갈색 그 밑에는 붉은 빛이

갈아앉은 커피를 마시면서 오늘 하루가 잔으로 가득하다

 

커피를 마시다 문득 투박한 하늘이 고여있는 시골집 장항아리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검고 맑은 빛깔의 무늬 커피향으로 변한 고향, 이제는 그리운

고향이 아니다. 느릎나무 속잎피고 그 작살차 향이 배인 고향은 아니다.

그래도 그곳으로 달려가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고향은 더 그리움의

아픔으로 도지나 보다

 

아직도 산그림자 내려와 강물 위에 떠 있고 복사꽃 피는 고향이다. 그곳에서  

돌아 올수 없는 꿈 그날처럼 살고 싶다. 하늘은 흰구름 먼 수채화로 떠 있다

 

세월은 가고, 모두는 흘러가고 그리움 그 기억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세상 모두가 헛된 꿈이라면 차라리 고향 언덕의 저 나무로  살아서

비 오면 비맞고 눈 오면 눈 맞고 저 헐벗은 나무 , 같이 자라던 어린시절의

그 나무로 살고 싶은 것이다.

 

 

      글 : 허윤정    영상 : 헤라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허윤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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