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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文學 겔러리

[스크랩] 해바라기... 허윤정

by 동아스포츠 / 相 和 2018. 11. 5.

해바라기 그림 [박덕 작가 편]










해바라기... 허윤정




영원을

하루같이

꿈꾸는 해바라기

책갈피 갈피마다

잉카 제국의 새벽별을 본다


시간의 성곽엔

황금 깃발이 펄럭이고

네 눈빛 젖은 내 영혼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커


물살 일렁이는

창살에 기대어

그리움 턱 고이고

금빛 잎새 다듬는다










윤영화백 해바라기 그림 들어왔습니다.^^








[감상과 생각]


첫 귀절이, '영원을/하루 같이/꿈꾸는 해바라기'이다.

그리고, 그 다음 귀절이...

'책갈피 갈피마다/인카 제국의 새벽별을 본다'라고 했다.

이 詩에서, '해바라기'는 꿈을 꾼다.

여기에서, '해바라기'는 실제로 있는 해바라기가 아니라,

'잉카 문명을 일군 사람들'로 보는 것이 좋겠다.

그 '꿈꾸는 해바라기' 다음에 나오는 귀절, '인카 제국의 새벽별을 본다'라는

문장과 연결을 해보면, 그렇다.

지금, 화자(話者)인 詩人은, 책갈피 갈피마다에서 보여지는 '잉카 제국'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잉카 문명'을 이룩한 사람들이 살았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서

그 잉카 제국의 사람들의 눈으로 새벽별을 보고 있다. '새벽별'이 상징하는 것은,

'희망을 품고 아침 일찍 설렘과 기대감으로 빛나는 이른 새벽'을 상징한다

또한, '해바라기'도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다.

잉카인들은 태양신을 숭배했다. 이집트 문명에서도 마찬가지로 태양신을 섬겼다.

'해'는 그들에게 있어서 신앙의 대상이었고, 경외심으로 바라볼 神이었다.

그들은, 왕을 '파라오'라고 했고, '파라오'라는 뜻은, '태양신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그들에게는, 태양신을 섬기며 그 태양신의 아들이 왕이라 믿었다.

모두....... '해(태양신)'를 바라보며 영원을 하루 같이 꿈을 꾸는 해바라기처럼 살았다.


시간의 성곽엔

황금 깃발이 펄럭이고

네 눈빛 젖은 내 영혼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커


이제, '잉카 문명'에서 '이집트 문명'으로 옮겨진다.

'투탕카멘'은 이집트 왕이었다. 역시, 이집트도 태양신을 숭배한다.

잉카인들도, 이집트인들도... 태양을 바라는 해바라기처럼 살아간 모습이 연상된다.

'시간의 성곽'..... 이 성곽은 어떤 성곽일까?

뒤에 나오는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커(황금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 즉 투탕카멘이다)'라는 귀절로 보아,

파라오가 묻힌 무덤의 성곽이고, '지나간 역사 속의 영광스러운 성곽'이 될 수도 있겠다.

두 가지의 의미 모두를 포함하여 '시간의 성곽'이라고 한다 해도 자연스럽다.

그 '시간의 성곽'에는 황금 깃발이 펄럭인다. '황금'은 '왕, 왕족'의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즉, '황금 깃발'은 '이곳이 왕이 잠든 성스러운 곳'이라는 '표식(表式)'이다.

그 성스러운 황금의 무덤 안에는, '투탕카멘의 황금마스커'를 쓴 역사의 흔적이 있어서,

왕의 눈빛(역사를 꿰뚫어보며 통치했던 통찰(洞察)의 눈빛이 話者의 영혼에 젖어든다.

그 눈빛은, '황금 마스크를 쓰고 있는, 투탕카멘의 눈빛'이고, 시간을 초월하여

이 詩를 쓰고 있는 시인에게 그대로 전이(轉移)되어 영혼에 젖어든다. 


물살 일렁이는

창살에 기대어

그리움 턱 고이고

금빛 잎새 다듬는다


해바라기(여기에서는 실재(實在)의 해바라기)가 창살에 기대어 있는 모습을,

지나간 역사,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잉카 제국의, 태양을 바라보며 해바라기했던

고대 문명인들의 꿈과 그리움을 표현한 것 같다.

'그리움 턱 고이고/금빛 잎새 다듬는다'라는 마지막 부분이 여운을 남긴다.

마지막에 나오는 '금빛 잎새'는 물론, 표면적으로는 '해바라기 꽃잎'이겠지만,

그 이면에는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꽃피웠던 제국의 향수(鄕愁)'를 내포(內包)하여

'금빛 잎새 다듬는다'라고 표현한 것 같다.

'다듬는다'라고 한 것은 왜일까...

그러한, '영원을 하루 같이 꿈꾸었던 고대 문명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것이리라.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


이 詩는, '해바라기'라는 소재를 통하여 고대 문명의 역사를 바라보는 詩心이

격조있게 표현된 훌륭한 詩라고 생각한다.

'해바라기'라는 작은 소재로, 지나간 역사를 되짚어보는 프리즘prism적인 詩의 전개(展開)가

뛰어나게 돋보이는 작품이다.


- 2018년 7월 16일 모닝듀 Morningdew -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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