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외 사진작품

[스크랩] 갈대 / 신경림 外

by 동아스포츠 / 相 和 2018. 9. 12.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날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갈대/신경림






말이 되지 않는

그리움이 있는 줄 이제 알겠습니다

말로는 나오지 않는 그리움으로

내 가슴은 봄빛처럼 야위어가고

말을 잃어버린 그리움으로

내 입술은 봄바람처럼 메말라갑니다

이제 내 피는

그대를 향해

까맣게 다 탔습니다



봄 밤/김용택





살아가노라면

가슴 아픈 일 한두 가지겠는가


깊은 곳에 뿌리를 감추고

흔들리지 않는 자기를 사는 나무처럼

그걸 사는 거다


봄, 여름, 가을, 긴 겨울을

높은 곳으로

보다 높은 곳으로, 쉼없이

한결같이


사노라면

가슴 상하는 일 한두 가지겠는가



나무의 철학/조병화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가을 엽서/안도현




 


 


 

꽃 한 송이 피어

내 것으로 돌아 왔지만

꽃 한 송이 놓아두고 돌아서니

그리움이 되었네



그리움/김용하


 


 


 


 

어느

이름 모를 거리에서

예고 없이

그대와

마주치고 싶다


그대가

처음

내 안에 들어왔을때의

그 예고 없음처럼



헛된 바람/구영주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하얀가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