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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잔인한 고독/황금찬

by 동아스포츠 / 相 和 2018. 9. 12.



 
잔인한 고독 / 황금찬 
  

언제부턴가 내게 와서 벗이 되었다. 
입이 없다. 
한번 오면 갈 줄 모르고 끝장을 기다리고 있다. 
내가 외출이라도 하면 책갈피 속에나 
서랍 안에 도사리고 앉아 있다가 
어느새 나와 내 어깨 위에 손을 얹고 선다. 
키는 신통히도 나와 꼭 같다. 
눈을 감으면 그는 반대로 눈을 뜨고 
나를 보고 있다. 
새벽 다섯시 오분 전 
꼭 
그 시각에 잠을 깨우고 
싸늘한 만년필 뚜껑에 앉아 
시계의 초침 소리를 듣고 있다.


출처 :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글쓴이 : 삼 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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