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겔러리
[스크랩]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동아스포츠 / 相 和
2018. 6. 4. 15:17
*새벽(Over dawn) / 1997 / 72.7 x 60.6cm / 박항률 (1950~,경북 김천)
*Too Late (늦게 핀 사랑) / Violin Instrumental (심상원 연주)
산문(山門)에 기대어
송수권(1940~2016,전남
고흥)
누이야
가을 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로
살아오던 것을
그리고 산다화(山多花) 한 가지 꺾어 스스럼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 두고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그렇게 만나는 것을
누이야 아는가
가을 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눈썹 두어 낱이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 옴을
*시산방(남서재)화재현장에서 발견된 서지월에게 보낸 송수권 육필 詩
수월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水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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