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거창한 것 대신 일상을 쓰자
거창한 것 대신 일상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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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학창시절 작문 제목이 생각나는가. 중장년 층의 경우, 주제나 소재를 정해주고 글을 써오도록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가을’을 가지고 글짓기를 하는 식이다.
그런데 타고난 소질이 없거나 글을 많이 읽고 쓰지 않은 이들에게 이 같은 작문교육은 <폭력>이다. 이런 방식의 글짓기, 백일장은 글을 잘 쓰는 몇몇 친구들을 위한 대회이며, 나머지는 들러리일 뿐이다. 그럼으로써 <글쓰기는 따분하고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박혔다. 더 무서운 건 <글쓰기=작문>으로 생각해버리는 일이다.
작문은 ‘글을 짓다’라는 뜻이므로 모든 글쓰기의 장르가 포함된다. 그런데 협소한 의미로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행위>에 한정되었다. 더 나아가 작문은 소소한 일상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대단한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작업이란 인식이 팽배해졌다. 때문에 글쓰기는 소재를 찾는 일부터 난관에 봉착한다. 이런 점은 언론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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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온라인 시대, 인터넷 시대에선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자유롭다. 1차적으로 지면의 제한이 없으며, 따라서 작은 기사도 뉴스가 된다. 이것을 비유적으로 풀면 이렇다.
과거엔 바다에서 큰 고기, 즉 고래나 상어나 참치 같은 물고기만 생선 취급을 받았다. 강에 사는 피라미나 송사리는 생선이 아니었다. 그러나 온라인 시대엔 피라미나 송사리 역시 요리만 잘하면 귀한 요릿감이 될 수 있다.
예전엔 뉴스라고 생각하지 못한 뉴스들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이것은 뉴스를 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함을 의미한다. 일상에서 뉴스의 가능성을 더 예민하게 포착해야 한다는 뜻이다.
보통의 글도 마찬가지다. 온라인을 통한 글쓰기는 기자나 작가, 그리고 일반인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예전엔 대부분 작가나 기자만이 좋을 글을 생산했다. 그러나 요즘엔 누구나 글을 써서 올릴 수 있다. 특히,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의 작고 따뜻한 이야기도 얼마든지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인용도서: [글쓰기 훈련소] 28-30쪽 : 임정섭 지음, 2009, 경향미디어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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